'환경호르몬 주의' 맨손으로 영수증 만지지 마세요
'환경호르몬 주의' 맨손으로 영수증 만지지 마세요
  • 손승희 기자
  • 승인 2018.07.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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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A, 성조숙증, 유방암, 발기부전, 무정자증 등 유발
가급적 영수증은 받지 말고, 받더라도 바로 폐기해야...

출처 : YouTube '플레이크PLAYC'

올 초부터 식당, 마트 등에서 파란색 잉크로 찍힌 영수증을 쉽게 볼 수 있다. 갑작스럽게 파란색 영수증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염료의 80%를 생산하는 중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검은 원료 생산 공장이 문을 닫게 되었고, 이로 인해 검은 원료의 가격이 6배나 폭등했다. 결국 검은색 원료 대신에 재고가 많았던 파란색 원료를 대체 수입하여 사용하게 된 것이다. 

영수증은 종이에 잉크가 인쇄되는 방식이 아니라 열이 가해진 지점에 색이 나타나는 원리로, 영수증 표면에 코팅된 BPA(비스페놀A)라는 화학물질이 열에 반응하면서 색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화학물질 BPA는 피부에 침투 가능한 환경 호르몬 중 하나로, 임산부와 유아에게 치명적이라고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BPA는 여성호르몬이 해야 할 일을 막거나 교란하여 성조숙증과 유방암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남성호르몬을 감소시켜 발기부전, 무정자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실제로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마트에서 일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장갑 착용 여부에 따라 소변 내 BPA 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이틀 연속 맨속으로 영수증을 만진 이들의 소변에서 검출된 BPA 농도는 mL당 0.92ng(나노그램)으로, 업무 전 0.45ng보다 2.04배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장갑을 끼고 영수증을 만진 이들은 BPA 농도는 0.47ng으로 업무 전 0.51ng과 큰 차이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요즘은 스마트폰이 영수증을 대체하는 추세인 만큼, 가급적 물건을 산 다음에는 영수증을 받지 않고, 불가피하게 받을 경우 바로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BPA가 없는 친환경 영수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사진=팁팁뉴스
최근 BPA가 없는 친환경 영수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사진=팁팁뉴스

실제 BPA는 2000년대 이후 많은 연구에 의해 뇌종양, 비만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적으로 사용 제한이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에는 BPA-free, 즉 BPA가 없는 친환경 영수증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EU는 올해 9월부터 용기 포장 물질에 BPA 허용 가능 수준을 0.6mg/kg에서 0.05mg/kg로 10배 이상 낮추는 규정을 적용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BPA는 영수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수증 이외에도 PC라고 표기된 플라스틱 제품, 금속으로 만들어진 식음료 캔, 통조림 그리고 유아용 장난감 등을 통해서도 BPA에 노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BPA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일상 생활 속 BPA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통조림 대신 신선 식품으로 대체해야하며, 포장된 식품의 섭취를 가급적 줄어야 한다. 또한 BPA가 함유된 캔과 포장재에 든 식품을 섭취 시, 식품을 물에 씻어 내면 BPA 농도를 낮출 수 있다.

캔에 든 식품이나, 포장재 식품 그대로 가열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익혀 먹어야 한다면, 냄비 또는 펜에 데워야 하며, 플라스틱 용기 대신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내열유리 소재로 든 식기를 사용해 전자렌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EWG(www.ewg.org)는 BPA 제품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평소 이를 확인하여 제품이 BPA 포장재 제품일 경우 대체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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