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人] 【2】 세상을 바꾼 보통사람의 역사를 강의하는 교사 김병찬
[마이크人] 【2】 세상을 바꾼 보통사람의 역사를 강의하는 교사 김병찬
  • 객원기자 정해성
  • 승인 2018.02.1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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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선생님하면 딱딱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한다. 오늘 인터뷰할 김병찬 선생님과도 재미있는 인터뷰가 될까 싶었지만,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연극배우, 시민대학에서 역사와 행복을 함께 강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됐다. 어떤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들려주실까 기대하면서 만난 곳은 선생님이 항상 수업 준비를 하시는 가장 만만한 자리였다. 현재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김병찬 선생님을 만나봤다.

선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김병찬/사진=본인제공
선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김병찬 / 사진=정해성 기자

 


- 안녕하세요. 선생님. 정말 꽃미남이세요. 학교에서 인기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그 정도는 아니고요. 남녀공학 이다보니 그냥 호불호가 다르다고만 말씀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선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김병찬입니다."

- 사실 우리가 아는 역사라는 교과는 재미있는 교과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외우기만 해야 하는 과목이었지요. 저만 그런가요?

" (웃음) 아니요,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역사를 재미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학창시절의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지금의 어른 세대 분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태-정-태-세-문-단-세’ 같이 교과서 속의 왕이나 연표를 달달 외우는 식으로 역사를 배운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역사는 무조건 외워야 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게 박힌 것이죠. 사실 역사는 쉽고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굉장히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고 그 속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기 때문이죠."

- 맞습니다. 학창시절 역사 과목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무조건 달달달 외웠던 기억만 있습니다. (웃음)

" 그렇지요. 예를 들어 단순히 연표를 보며 외우던 후삼국 시대를 궁예, 왕건, 견훤처럼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치열했던 전쟁 이야기를 통해 배우거나, 업적과 책 이름을 암기하던 조선시대를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부해야하죠. 그래서 저는 역사 강의도 우리가 즐겨보는 한편의 사극 드라마처럼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역사는 재미없다는 오해를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 강의를 통해 역사의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 맞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극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배운다고들 하시던데, 그 것이 어느 정도는 역사 공부가 되는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럼 선생님은 주로 강의하시는 역사관련 강연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저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흔한 이야기들을 강의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말이 혁신인데, 혁신이라 하면 흔히 애플을 만든 스티브잡스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새로운 전술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 알렉산더나 활판 인쇄술을 통해 지식의 대중화를 이끈 쿠텐 베르크 같은 혁신적인 인물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묶어서 ‘역사를 바꾼 혁신’ 이라는 주제로 강의합니다."

선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김병찬/사진=본인제공
선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김병찬 / 사진=정해성 기자

- 역사를 바꾼 혁신이라 진짜 들어보고 싶은 강의입니다. 그럼 선생님이 하시는 역사 관련 강연은 한국사 뿐 아니라 세계사 모두가 해당이 되나요? (김병찬 선생님은 동남아사 역사 교과서 공동 집필자이기도 하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보는 역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강의 소재를 찾기도 합니다. 요즘 영화 ‘1987’이 인기인데, 최근에는 이 영화를 봤거나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1987, 6월 항쟁 이야기’를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역사 지식을 쌓는 것은 우리들 주변의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지요. 그럼 현대의 사람들도 과거의 역사를 꼭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흔히들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죠. 지금 현재 모습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고 싶다면 과거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가상화폐 문제만 봐도 그걸 잘 알 수 있는데요,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생겨났듯이 전 세계적으로 왜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상 화폐 투자를 많이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도 역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우리 사회가 짧은 기간 압축고도성장을 하면서 세대 간 부의 분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상 화폐의 전망 역시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이나 1980년대 일본의 버블 경제를 통해 내다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이처럼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 역사를 꼭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맞는 말입니다. 오늘 역사에 대한 편견을 많이 깰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만나고 싶은 대상이나 해보고 싶은 역사 강의 주제는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20-30대 젊은이들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직난으로 N포세대로 전락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앞으로 일찍 삶의 무게에 지친 청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역사 강의를 해보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꾼 보통 사람들’이란 강의 주제로 나폴레옹처럼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 작은 시민들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역사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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